고민 없이 질렀다…'7월 내내 비' 장마괴담에 불티난 가전 [강경주의 IT카페]

입력 2023-06-12 09:55   수정 2023-06-12 12:51


올 여름 역대급 장마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가전업체들이 앞다퉈 제습기 신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다음달 내내 비가 올 것이라는 이른바 '장마 괴담'까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퍼지는 상황도 제습기 수요를 밀어올리는 모양새다. 업계에선 제습기가 침체된 가전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저소음 저전력에 편의성까지 강화
12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코웨이는 최근 제품 하나로 실내 공기 청정과 습도 조절이 한 번에 가능한 '듀얼클린 제습공기청정기'를 선보였다. 이 제품의 청정 면적은 30㎡, 일일 제습량은 12.5L다. 제습 성능뿐 아니라 위생 관리, 사용 편의성까지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이 제품은 에너지소비효율 1등급으로 스마트 인버터 컴프레서와 저소음 저전력의 절전 기능을 통해 에너지 효율성을 극대화했다. 에너지 세이빙 기술을 가시화하고 제습 기능 사용 중에 변동되는 에너지 절감률을 실시간으로 보여줘 차별화를 꾀했다.

SK매직은 기존 제품 절반 수준 크기로 공간 활용도를 높인 '초슬림 제습기'를 내놨다. 제습 용량은 13L로 최대 62㎡까지 이용 가능하다. 두께는 22cm로 성인 남성 손 한 뼘 정도에 불과해 좁은 공간 설치와 보관이 용이하다. 1인 가구나 원룸, 미니멀 라이프를 추구하는 소비자들에게 안성맞춤이다.


신일전자도 '18L 상부식 제습기'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상부식 물통을 통해 허리를 숙이고 힘을 들여 물통을 분리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없앴다. 하루 제습량 18L에 물통 용량은 6L로 습도가 빠르게 올라가는 장마철에 적합하다. 사용 면적은 35㎡로 안방이나 드레스룸, 거실 등에 두루 사용할 수 있다.

위닉스는 에너지효율 등급을 개선한 '뽀송 19L 인버터'와 '뽀송 17L'를 출시했다. 신제품은 제습기술을 극대화시켜 에너지소비효율 1등급을 구현하는 동시에 소음을 줄이고 개선된 풍량으로 빠르게 넓은 공간을 제습한다. LG전자 역시 듀얼 인버터 탑재와 UV LED 살균을 적용한 휘센 오브제컬렉션 2023년형 제습기 신제품을 출시했다.
가전양판점들 제습기 매장 입구 전면 배치
가전업체들이 제습기에 힘을 주는 이유는 올해 역대급 장마가 예상되서다. 기상청은 올 여름 강수량이 평년에 비해 많을 것으로 예보했다. 다음달 강수량은 평년(245.9~308.2㎜)보다 많거나 비슷할 확률이 각각 40%, 적을 확률이 20%로 비가 많이 올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분석했다. 8월도 평년과 비슷할 확률이 50%, 많을 확률이 30%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태평양에서 발달하고 있는 엘니뇨로 인해 우리나라 부근에 많은 양의 수증기와 비구름이 유입될 환경이 조성되기 때문이다. 엘니뇨가 발생한 2002년 7월 중순~8월 하순에는 남부지방 강수량이 최고 601.4mm로 평년(343.7mm)보다 크게 많은 비를 내렸다. 전국 강수량도 평년(375.4mm)보다 많은 566mm였다.


폭우는 지난달부터 관측되고 있다. 기상청 기상자료개방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평균 누적 강수량은 193.4㎜를 기록했다. 1973년 전국적으로 기상 관측을 시작한 이후 1974년(212.1㎜)과 1997년(199㎜)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양의 비가 내렸다. 역대 가장 가물었던 지난해(5.8㎜)와 비교하면 무려 33배나 많은 양이다. 제주도의 경우 역대 가장 많은 408.1㎜의 비가 내렸다.

7월 내내 비가 내릴 거라는 이른바 '장마 괴담'이 SNS를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는 점도 제습기 수요를 밀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서울의 한 가전양판점 점원은 "어린이날과 부처님오신날 등 황금연휴 때 폭우가 쏟아진 이후로 제습기 구입 및 수리 문의가 폭발적으로 늘었다"며 "다음달 내내 비가 올 것이란 일부 예보도 있어 제습기를 매장 입구에 배치하고 마케팅을 강화하라는 지침이 내려온 상태"라고 말했다.

시장 반응도 이미 나타나고 있다. 이커머스 업체 티몬에 따르면 지난달 제습기 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13배 증가했다. 티몬은 "유독 체감 피해가 컸던 지난해 장마와 더불어 올해 장마의 장기화 우려로 대비를 서두르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제습기 시장은 2013년(130만대) 최대 규모를 기록한 이후 좀처럼 수요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2014년 80만대 규모로 줄어든 이후 2018년과 2020년을 제외하면 꾸준히 100만대를 밑돌았다. 2018년과 2020년은 강수일수가 평년보다 많았다는 점에서 올해 엘니뇨 현상에 따른 장마 장기화가 제습기 시장 확대에 불을 붙일 것이란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주요 업체들은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제습청정기(제습기+공기청정기)와 같은 투인원(2 in 1) 제품 출시, 에너지 효율성 고도화 등의 차별화를 꾀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제습기가 침체된 가전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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